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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유로를 둘러싼 실험과 그 결과

Jag älskar dig 2018. 1. 10. 13:44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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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블로그 결산 참여


[도서]유로

조지프 스티글리츠 저/박형준 역
열린책들 | 2017년 12월










유럽을 다녀와 몇 개 찍히지 않은 여권 도장을 보며 EU를 실감했다. 다른 나라였으면 국경을 통과할 때마다 출입국 관리소에서 찍어준 도장으로 가득했을 텐데.







유럽은 EU로 인해 국경이 없어졌기 때문에 유럽 대륙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와 떠날 때 스탬프 뿐이었다. 그만큼 지역화와 블럭화, 세계화, 그리고 국제화가 익숙한 세대다. 자라면서는 영어는 기본이고 입시에 '글로벌 리더' 전형이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2018년 새해를 맞이한 지금 상황은 매우 달라졌다. 의심할 여지 없는 세계 최강대국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 대표 국가인 영국도 자국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놓기 시작했다. 한 때 다시는 세계대전같은 비극은 없어야 한다며 EU라는 지역 공동체를 만들고 협력했던 유럽이 왜 지금의 모습을 하게 되었을까.








'유로' 저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거물급 경제학자다.





미국, 영국 명문대 교수를 두루 거치고 백악관, 세계은행에서 일한 경제권력 핵심 인사이다. 하지만 스티글리츠는 주류 경제권력의 잘못된 모습에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 한국이 국제금융구제를 받았던 때에도 아시아에 자본 개방, 고금리, 긴축재정을 요구한 IMF와 미국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이는 현재 독일로 대표되는 EU 채권 국가가 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에 적용하려는 경제 정책과도 비슷하다. 스티글리츠는 EU 트로이카 (EU 집행위원회, 유럽중앙은행, IMF)가 채권국 은행과 투자자들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고 꼬집는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구제 금융을 받은 나라들의 경제, 정치 상황은 더 안 좋아졌고 젊은층은 일자리를 찾아 이민을 떠났다. 채무국의 완전 고용과 성장을 위한 유로 정책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남부유럽에 경제적 위기가 왔을 때 사람들은 그 지역의 부정부패와 게으른 성향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똑똑하고 좋은 교육을 받고 성실한 북유럽의 핀란드마저 위기가 온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EU 국가가 아닌 노르웨이와 유로를 쓰지 않는 스웨덴은 이 경제 위기를 비켜갔다. 유로를 쓰지 않아 자국의 환율과 이자율을 설정할 수 있는 나라는 안전했다. 스티글리츠는 바로 유로가 유럽 경제를 악화시키는 원인이며 실패한 정책이라고 말한다. 안정 장치 없이, 나라별 격차를 생각하지 않고 단일 화폐를 쓰기 시작했다. 













역사상 유로처럼 다양한 문화와 경제 사정이 제각각인 19개국이 동일 화폐를 사용한 적은 없었다. 유로는 하나의 모험이었고 실험이었다. 그리고 그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실패를 했다면 교훈을 얻고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스티글리치의 말처럼 유로는 유럽 평화를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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