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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TWICE), 블랙핑크(BLACK PINK), 방탄 소년단(BTS), 엑소(EXO) 등 많은 아이돌에게는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팬들이 있다. 팬덤에게 아이돌은 그 자체로 ‘반짝반짝’ 빛나는 존재이다. 덕질 하며 성장하는 고딩 이야기를 다룬 청소년 소설 반짝반짝. 미란과 지원은 왜 각각 소설 속 인기 그룹인 어썸과 선플라워를 그토록 사랑하는 걸까?
반짝반짝
차윤미 저
96쪽
덕후가 된다는 것은, 간절히 좋아하는 무언가가 생긴다는 것은, 힘든 현실에서 도망치는 방법이었다.
194쪽
내가 누굴 보러 갈 건지 잘 알잖아. 내가 도망칠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갈 거야.
미란은 가정 문제로 상처 받았고 지원은 전교 1등으로 입시 스트레스가 있다. 비단 어떤 어려움이 있어서가 아니어도, 청소년 시기는 누구나 자아를 찾으려 애쓰며 혼란스럽기 마련이다. 또 이들에겐 넘치는 사랑이 있다. 아직 세상을 모르고 앞날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무한한 에너지가 있다. 그 넘치는 사랑이 어디로 향해야 할까?
학교는 답답하다. 덕후인 미란과 지원을 바라보는 관찰자 시점 주인공 주연 역시 성적이 좋지 않아 꾸지람을 듣는다. 공부 잘하는 남동생과 비교하는 부모님 때문에 집에서도 편히 쉴 수 없다. 10대 아이들의 자아 존중감, 자존감은 어디서 찾아야 한단 말인가? 그렇다고 전교 1등 지원처럼 공부 잘하는 학생이라고 마음 편한 상황도 아니다. 입시 레이스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까.
‘왜 쓸데없이 아이돌에 열광하니? 아이돌 좋아한다고 밥이 나오니?’라고 말하기 전에 왜 한국에서는 마치 성장 의례처럼 10대 시절에 유독 팬덤 문화가 활발한지 생각해야 한다.
101쪽
학교에서는 저런 생기 넘치는 얼굴을 본 적이 없다
지원이 티켓팅을 부탁하면서 우연히 팬덤 세계에 발을 디딘 주연. 연예인에 관심 없는 일상을 보내던 주연은 미란의 행복한 표정을 보며 놀란다. 학교에서는 웃지 않던 미란이 사랑하는 아이돌을 얘기하며 눈을 반짝인다. 주연은 이렇게 생각한다.
49쪽
덕후란 나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무언가가 있는 사람이구나
123쪽
“행복해?”
미란이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이내 또렷하게 말했다.
“당연하지. 어썸을 보러 오면 온몸의 세포가 막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야. 너무 너무 좋아. 행복하려고 나는 여기에 있는 거야.”
103쪽
아무리 슬프고 우울해도, 다 잊을 수 있을 정도로 행복한거니?
유명한 말이 있지 않은가.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아이돌은 책 제목처럼 반짝반짝 빛나며 닿을 수 있을 듯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존재다. 냉정히 말해서 가상 세계다. 일상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는 언제나 지금, 바로 여기에서 현실에 발을 딛고 오늘 하루를 담대히 마주하며 살아가야 한다. 청소년기는 그런 연습을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언제까지나 가상 세계 속에서만 행복할 수는 없다. 그 삶은 온전히 내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삶 그 자체를 행복으로 채워야 한다. 스타를 향한 맹목적이고 일방적인 사랑이 아니라 현실에서 성취감, 사랑,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154쪽
“우리가 사생을 관둬도 쫓아다닐 애들은 넘쳐. 나 하나 없다고 해서 우리가 좋아하는 인간들이 아쉬워하진 않아.”
“하지만 어썸은 널 찾지 않지만, 너희 어머니는 널 찾잖아.”
229쪽
탈덕이라는 건 생각보다 별게 아니었다. 너무 사랑하던 누군가와의 이별은 자신이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따라 다른 문제였다.
223쪽
동시에 아이돌 콘서트도 쏟아졌다. 현실 반대편에는 도피할 수 있는 세계가 언제나 있었다. 그 세계에 입성하기 위해 사람들은 역시나 돈을 쓰고 또 쓴다.
227쪽
어둠이 무서워서 일부러 만든 불빛 때문에, 스스로 빛나는 별을 못 보는 거지.
장수 아이돌 신화 멤버 김동완은 이런 말을 남겼다. ‘신화는 여러분의 인생을 책임져 주지 않습니다.’ 지금 혹시 당신은 나를 대신해 빛내줄 누군가를 찾고 있는 건 아닌지. 당신은 남을 빛내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반짝반짝’ 빛을 내기 위해 세상에 왔음을 꼭 기억하자. 아무리 뛰어난 능력이 있어도 자각하지 않으면 발휘할 수 없다.
232쪽
누군가의 별을 좇지 않아도, 나의 별을 믿으면 된다.
그리고 항상 누군가를 사랑해야만 한다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 심장이 늘 누군가를 바라보며 설레거나 떨리지 않아도 일상은 평온하다. 담담하고 심심한 마음도 인생이다. 연애와 결혼을 강력히 권하는 사회 속에 살고 있지만 말이다. 언제나 내 별을 믿으면 된다. 그걸로 충분하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열광하거나 가슴 벅차게 좋아하지 않아도 이미 완전하다. 평화는 나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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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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